1. '라이프 오브 파이' 영화 기본 정보
깊은 스토리도 그렇지만 환상적인 미장센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라이프 오브 파이'입니다. 이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관람객이나 평론가들로 부터 높은 평점을 받은 모험 판타지 영화입니다. 제 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원작은 세계적으로 700만부 이상이 팔린 스테디 셀러 얀 마텔의 동명소설(Life of Pi) 입니다. 주인공이 표류중에 보게되는 아름다운 하늘의 별과 황홀한 풍경은 손에 꼽을 만큼 멋진 미장센으로 아직까지도 뇌리에 깊이 남아있습니다. 한 17세 소년의 모험담을 환타지화 하여 보여주는 이 영화는 신의 존재나 위대한 자연의 섭리 그리고 삶의 경이로움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남들과 다른 호기심과 열정을 가진, 또 종교의 다양성을 품고있는 한 소년이 갑자기 엄청난 재난을 맞게 됩니다. 망망대해에서 어떻게 재난을 이겨내고 난관을 헤쳐가는 지를 동화같은 이야기로 들려주는 소년 '파이'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파이'가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두 가지 다른 전개의 스토리를 이야기 하고 어느 이야기가 더 맘에 드냐고 묻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관람객에게 어느 스토리가 더 믿음이 가는지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야기의 진위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이든 허풍이든 어쨌든 '파이'는 살아 남았고 누구나 무용담을 얘기할 때는 과장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그 정도는 이야기의 재료에 맛을 더해주는 조미료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2. 두 가지 스토리
캐나다에 살고 있는 인도사람 파이 파텔(아르판 칸) 이 소설의 소재를 찾아 그를 만나러온 작가에게 놀라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릴 때부터 총명했던 파이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동물원이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서 어려워지자 아버지의 결정에 따라 온가족이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게 됩니다. 동물들까지 모두 태우고 가족들과 화물선을 타고 이동하던 중 갑작스러운 폭풍우를 만나게 되고 배는 난파됩니다. 파이는 어렵게 구명보트에 태워지고 살아남지만 구명보트에는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그리고 리차드 파커라고 불리는 벵골 호랑이가 함께였습니다. 결국은 약육강식에 따라 호랑이와 둘만 남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 잡아먹힐지 모르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호랑이와 공생하면서 우여곡절끝에 멕시코 해변에 닿게 됩니다. 두번째 스토리는 파이가 구출된 뒤 보험회사 직원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자기의 이야기를 믿지 않자 다시 해 준 이야기입니다. 배가 침몰하면서 타게 된 구명보트에는 다리가 부러진 불교신자, 자신의 엄마, 거친 요리사가 함께 탔는데 살기 위해 요리사가 먼저 불교신자를 제거하게 됩니다. 요리사와 다투던 엄마도 또 요리사에게 해를 당하고 이에 격분한 파이가 다음날 기회를 보다가 요리사를 없애고 혼자 살아 남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스토리가 더 그럴듯 하십니까?
3. 삶에 대한 믿음
인간이 극한 상황에 처하면 살아남기 위해 동물과 다름없이 본능에 충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많은 재난 영화 스토리에도 나옵니다. 저라면 저런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했을 지, 과연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죽음은 두렵고 어떻게든 살고 싶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기적과 같은 일을 우리는 바라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지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버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실제로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약한 존재이기에 인간은 자연의 섭리 앞에 굴복할 수 밖에 없지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강인한 의지를 갖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결국 신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Seeing is believing'인지 'Believing is seeing' 인지 저에게 묻는다면 믿으면 보이는 것이고 안믿으면 안보이는 것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결국 이 우화같은 이야기도 믿고 안믿고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는 열린 결말이기 때문에 관람객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는 완성이 됩니다. 역경을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삶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나 자신을 믿고 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어떤 역경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예술적 시각효과에 의한 아름다운 영상미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큰 화면으로 관람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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