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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리저렉션, 18년만의 귀환

by 램프지니 2022. 1. 7.

1.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영화 매트릭스는 1999년 5월 매트릭스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깊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려 18년만에 돌아오는 신작 '매트릭스4'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히 높았고 개봉하자마자 바로 영화관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막상 보고난 후의 느낌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다는 생각이 들고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떠오르는 영화였습니다. 천재감독 소리를 들었던 워쇼스키 형제는 현재 두사람 모두 성전환 수술을 마쳐 워쇼스키 자매로 불리고 있는데, 이번 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에는 라나 워쇼스키 감독만 참여했습니다. 매트릭스는 영화 3부작으로 이미 완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번 4편에선 스토리를 억지로 늘여서 끼워 맞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네오와 트리니티의 재회장면도 러브라인도 너무 진부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바뀐 배우들도 전편의 배우들 만큼의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네오역의 키아누리브스는 머리도 길고 덮수룩하게 수염이 있는 모습으로 등장을 해서 영화 존윅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플로모션 카메라 기법으로 촬영한, 시간이 멈춘듯한 스펙타클한 액션 장면이 이 영화에도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더 발전된 카메라 기법이나 연출방식이 보이지 않아 참신함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2. 억지스러운 부활

매트릭스 시리즈는 숨겨진 철학적 의미와 종교적 의미를 찾는 색다른 재미와 깊이가 있어서 비슷한 부류의 영화들과 차별화가 되었고 앞서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철학적인 고찰은 오히려 퇴보가 된 느낌이고 흔한 마블영화와 비슷한 행보를 걷는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연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중국계 배우와 일본 배경이 나온 것도 아시아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중국자본의 힘이 많이 작용했다는 느낌을 더 크게 받았습니다. 빨간 캡슐을 먹을 지 파란 캡슐을 먹을 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건 같지만 이미 정해진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설정이라 선택의 갈등이 공감되지가 않았습니다. 감독이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왜 이 영화를 다시 부활시켰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1편때만 해도 매트릭스는 그저 기계문명과 인간과의 결투를 그리는 암울한 디스토피아 세상이나 미래를 그린 SF액션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미래의 가상의 세상에 인간이 종속되어 버린 배경 스토리와, 현실과 환상의 경계조차 무너뜨려 버리는 매트릭스적인 설정이 정말 획기적이었고 동시에 심오한 철학 문제를 던져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다시 부활해서 돌아오지 않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매트릭스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매니아 팬들에게는 이제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네오와 트리니티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물을 받은 느낌일 것입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3. '매트릭스 리저렉션' 감상평

개인적으로 평점을 매기자면 6점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중간 중간 좀 지루했고 액션씬은 너무 어수선하고 전작의 연장선이라고 생각되지도 않았습니다. 내용의 깊이도 전혀 느껴지지도 않고 네오와 트리니티의 러브 스토리를 굳이 저렇게 넣어야 했는지도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네오와 트리니티를 다시 마주하는 반가움도 잠시, 세월의 무상함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배역들은 세대교체가 되었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특히 스미스 요원 역할의 배우는 제일 아쉬움이 크게 남는 배역입니다. 사실 매트릭스는 독특한 세계관 뿐만 아니라 Bullet Time이라 불리는 촬영기법으로도 새로운 신기원을 만들었습니다. 당시로는 아주 획기적인 촬영 기법이었는데 여기 저기 패러디 되고 다른 영화들에서 많이 차용되기도 했습니다. 마치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슬로우 동작 화면에서 카메라는 360도로 빠르게 돌아가면서 액션 배우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서 마치 빠른 총알의 속도에 맞추어서 본다는 의미로 Bullet Time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졌습니다. 매트릭스의 대표적인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번 영화 에서도 기대를 많이 했지만 그만큼 참신하고 역동적인 새로운 촬영기법은 없었습니다. 맨 마지막에 쿠키영상도 하나 나오는 데 꼭 봐야할 정도로 중요한 장면도 아니었고, 그냥 요즘 영화 트렌드에 맞출려고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오가 토마스앤더슨 이라는 이름의 게임 디자이너로 등장하면서 지난 과거의 일들이 한낱 게임에 불과했다는 설정으로 현재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억지스럽고 그냥 어색하게 그 게임 세상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그냥 속절없이 시간이 많이 흘러버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추억을 되새기고 싶은 분들은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시리즈믈의 한계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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