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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틀 썬샤인, 패자 부활전 가족 영화

by 램프지니 2022. 1. 24.

영화 공식 포스터

1. 소녀의 성장 서사 (스포 포함)

7살짜리 막내딸 올리브는 안경도 끼고 또래보다 통통한 몸매지만 유난히 미인대회에 집착합니다. 대학강사인 가장 리차드는 본인의 성공9단계 이론을 책으로 출판하려고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못합니다. 이런 남편을 경멸하는 엄마 쉐릴은 자살 기도를 했던 남동생을 혼자 둘 수 없어서 병원에서 집으로 데리고 옵니다. 그러나 2주째 닭날개 튀김을 저녁메뉴로 내놓고 있어 헤로인 복용으로 최근에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를 화나게 합니다. 니체의 영향으로 비행기 조종사가 될 때까지 가족과 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15살 사춘기 아들 드웨인은 9개월째 자신의 의사를 노트에 적어 전달하고 있고, 얹혀살게 된 외삼촌과 한방을 쓰게 됩니다. 어느 날 올리브에게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쟁쟁한 어린이 미인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 출전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다들 내키지는 않았지만 올리브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온가족이 낡은 고물버스를 타고 1박 2일의 무모한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좁은 공간에 붙어 있게 된 가족들의 비밀과 갈등은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결국 기어가 고장나서 온가족이 언덕까지 밀어줘야 차가 출발을 할 수가 있었고 출판의 꿈에 부풀었던 리차드는 출판의 꿈이 무산되었음을 알고 급격하게 좌절합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격려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출발합니다. 미인대회장으로 가는 도중에 할아버지는 모텔에서 자다가 사망하게 되고 그냥 되돌아 갈 것인가 그래도 미인대회에 나갈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미인대회에 참가 하지만 가족들은 미인대회 우승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됩니다.

2. 성공과 실패(세상의 축소판)

이 영화는 상당히 의미가 깊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인데도 가볍고 밝은 가족영화로 그려져서 편하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올리브 가족은 그냥 단지 한 가족의 모습이 아니라 세상을 축소한 축소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세상은 승자만을 원하고 승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이 집안은 온통 패자들만의 집합체입니다. 아빠는 출판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할아버지는 양로원에서 마저 쫓겨났습니다. 외삼촌 프랭크는 프로스트 석학이지만 만년 2인자이고 게다가 동성 애인한테 차인 후에 자살을 기도했다가 퇴원해 누나의 권유로 이 콩가루 집안에 합류한 인물입니다. 사춘기 아들 드웨인은 가족들을 미워하고 비행기 조종사가 되기를 원하지만 색맹이라는 사실을 알고 좌절하게 됩니다. 사회적 관점으로 보면 루저들만 모여있는 실패한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승자와 패자만 존재하는 이분법적인 논리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승패를 떠나 가족이 힘을 합쳐 차를 밀고 가듯이 승자던 패자던 같이 끌어안고 갈 수 있는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으며 도전하고 이겨내는 사람들이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3. '미스 리틀 선샤인' 감상 후기

이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쓸모 없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아들과 손녀가 좌절하고 두려워 할 때마다 실패를 극복하게 하는 조언자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좌절한 아들에게 " 너는 그래도 시도라도 했으니까 루저가 아니다. 진짜 실패자는 시도 조차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나는 네가 무척 자랑스럽다." 라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어깨를 어루만져 주는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대회 출전에 자신없어 하는 손녀에게도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며 용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진정한 집안의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은 기쁠 때도 함께지만 슬프고 힘들 때 정말 힘이 되어줘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미인대회가 세상이 바라보는 목표가 될 수 있겠지만 마지막에는 이를 희화화 시키는 춤을 추면서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설정이 좋았습니다. 소녀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들이 어떤 사람들인지가 소녀의 성장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마음 따뜻한 가족들이 주위에 있기 때문에 이 소녀는 자존감 높게 행복하게 잘 성장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과연 나는 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조력자가 되고 있는지 승패의 논리에 굴복해서 정작 중요한 가치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주인공 소녀의 모습 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 입니다. 특히 좌절하거나 힘겨울 때, 자존감 떨어졌을 때 보면 위로가 될 영화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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