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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Me Before You) : 존중이 밑바탕이 되는 사랑

by 램프지니 2022. 1. 13.

영화 공식 포스터

1. 영화 소개

이 영화는 <미 비포 유>라는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6년 동안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졸지에 실업자가 된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는 새 직장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촉망받는 사업가였다가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서 까칠해진 성격탓에 간병인이 오래 못버티는 윌(샘 클라플린)의 6개월 임시 간병인으로 취직합니다. 어려운 형편으로 집안의 가장이나 마찬가지 였던 루이자는 급여가 좋은 장애인 돌봄 일을 마다할 수 없었습니다. 반대로 윌은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왔고 잘나가는 사업가였고 인기도 많았지만 사고로 인해 180도 달라진 인생에 절망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다른 두 주인공이 서로에 대해 마음을 열고 사랑을 키워가는 전반부는 다른 로맨스 영화와 비슷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기존의 로맨스 영화와는 차별화 된 결말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윌은 결국 존엄사가 합법인 스위스에서 스스로 선택한 방법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루이자도 처음에는 윌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윌의 버킷리스트에 있던 것들을 같이 하면서 노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받고 있는 윌의 모습을 보며 결국 그의 의사를 존중해 줍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난 두 사람은 짧은 기간이지만 서로가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게 해주었습니다. 루이자는 윌에게 꿈값은 삶을 선물해 주었고 윌은 루이자에게 꿈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결말이 슬프긴 하지만 그래도 윌은 루이자 덕분에 외롭지만은 않은 아름다운 이별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이 영화 '미 비포 유'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에밀리아 클라크의 귀엽고 발랄한 연기와 패션도 있었지만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다뤘다는 점입니다. 가벼운 로맨스물이 아닌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할 꺼리를 던져 주었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존엄사의 논쟁을 불러 일으킨, 13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조조 모예스'의 동명소설 '미 비포 유'을 원작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존엄사'란 본인의 뜻을 존중하여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생을 마감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윤리적으로 또 제도적으로 아직 논란이 많은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봤을 당시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기도 하고 남게 될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삶의 의지를 보여주는 노력이라도 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마음 아픈건 어쩔 수 없겠지만, 결국 내 삶은 내가 주인이고 내 삶과 죽음도 내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제목처럼 '미 비포 유' (당신을 만나기 전)의 삶이 만난 이후로 주인공 둘 다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품위라도 지키고 싶은 윌의 결정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요?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을 아름답게 마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신중하게 생각할 문제이지만 인간으로서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는 숨만 쉬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는게 죽을만큼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고려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아름다운 이별

사람은 누구나 이별을 하게 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은 정말 마음아픈 일입니다. 생명은 소중하고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하듯이 죽음도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맞다고 봅니다.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삶이면 더 좋겠지만 내 입장이 아니면 남의 인생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까칠하고 삶의 의욕이 없던 윌이 잠시나마 그래도 행복했고, 아침에 눈을 뜨고 싶은 이유는 오로지 루이자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것만 봐도 루이자를 무척이나 사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루이자도 윌이 결정을 번복하기를 바라면서 여행도 같이 가주고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사랑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루이자의 밝은 에너지가 또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윌의 삶이 그렇게 우울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한 노력에도 윌은 자신의 결정을 그대로 이행하기로 합니다. 이렇게 사는 삶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좋은 기억을 안고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윌의 선택을 존중해 준 루이자와 윌의 부모님의 마음이 공감이 됩니다. 이 마저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닙니다. 아직 윤리적으로 종교적으로 논란이 많기 때문에 일부 선진국에서만 허용이 되고 있고 비용도 상당히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소극적인 존엄사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존엄적인 죽음에 대한 의식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영화 '미 비포 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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