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렌체, 르네상스의 성지
이탈리아의 피렌체는 르네상스를 꽃피운 문화예술의 도시입니다. 마침 오늘 피렌체와 메데치 가문에 대한 랜선 강의를 들었는데 강사님이 마침 이 영화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피렌체는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유물과 예술품들로 가득한 도시입니다. 당시에 피렌체는 유럽의 선진국이었고 선진 문화를 배우기 위해 유럽 각지에서 방문하는 곳이었습니다. E.M. 포스터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에서도 영국의 귀족들이 피렌체로 여행을 옵니다. 아르노 강물 위에 놓인 베키오 다리와 성당 등 아름다운 배경과 함께 흐르는 푸치니의 오페라 '쟈니 스키키'의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mio babbino caro)는 너무 아름답습니다. 낭만적인 제목과 달리 가사는 딸이 아버지에게 결혼을 허락해 주지 않으면 베키오 다리에서 강물로 뛰어 내리겠다는 당돌한 내용입니다.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쥐스킨트의 소설이 원작인 '향수'와 '냉정과 열정사이'도 있습니다. 낭만적인 도시 피렌체는 사랑에 빠지기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도시가 이렇게 문화의 중심지가 된 데에는 그 유명한 메디치 가문의 공이 큽니다. 그곳에 가면 호흡이 가빠지고 황홀경을 느끼게 된다는 피렌체 신드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핫한 곳이었습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유명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1989년에 내놓은 영화입니다. 영국 상류층의 문화적 억압때문에 욕망을 가두는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활기찬 이탈리아 도시에서 사랑을 만나고 열정이 움트는 과정에서 주인공 루시는 자아를 깨닫게 됩니다. 거친듯하지만 자유분방한 이탈리아와 보수적인 영국사회의 상이한 문화적 전통이 대비가 됩니다. 2020년에 우리나라에서 재개봉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피렌체를 가봐야 겠다는 욕구가 솟구칩니다.
2. 메디치 가문의 유산
이 영화 '전망좋은 방'은 20세기 초의 피렌체와 영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전 명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당시의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잘 구현하고 있습니다. 르네상스의 진원지인 피렌체가 이 영화 속에서 자유로움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메디치 가문의 후원이 없었다면 피렌체가 유럽문화의 중심지가 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메디치 가문은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축적하면서 중세 이후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 많은 돈을 기부하게 됩니다. 따라서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특히 미켈란젤로와 보티첼리 같은 르네상스 예술가들을 후원합니다. 더 나아가 로마 바티칸 교황도 배출하고 프랑스의 왕가와 혼인을 하면서 유럽의 다른 나라에 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가 프랑스 디저트로 알고 있는 마카롱도 사실은 메데치 가문의 디저트가 건너간 것이라고 합니다. 예술이 꽃피우기 위해서는 후원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유럽 최고의 부자가문으로서 메데치가는 14~18세기 까지 34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정재계와 문화예술을 평정했습니다. 궁궐과 별장들을 장식하기 위해 화가들을 고용하게 됩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나 시스티나 성당 벽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같은 수많은 명작과 조각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들은 마지막에 피렌체를 떠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743년 많은 작품들을 피렌체 공화국에 기증합니다. 르네상스 컬렉션 최고의 미술관인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그러한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 부럽습니다.
3. 르네상스의 의미
암흑기라 불리는 중세가 지나고 신이 아닌 인본주의로 돌아가는 르네상스 시대가 옵니다. 르네상스는 14~16세기에 서유럽에서 나타난 문화운동을 일컫습니다. 고대의 그리스,로마 문명을 이상으로 하여 이들을 부흥시키고자 하였습니다. 미술, 건축, 사상, 문학등 다방면에 걸쳐서 나타납니다. 그리고 르네상스하면 이탈리아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만큼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피렌체를 중심으로 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는 상업의 발달을 들 수 있습니다. 세익스피어의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서도 나오듯이 이탈리아는 당시 금융업과 상업이 발달되었고 메데치가도 은행을 설립하고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부가 축적되어 있었기 때문에 예술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덕분에 찬란한 문화유산들을 남기게 됩니다. 고대를 문화의 절정기로 보고 중세를 인간의 창의성이 무시된 암흑시대라고 보았기 때문에 고전학문을 부흥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중세가 그렇게 어둡기만 한 시기였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흑사병과 십자군 전쟁같은 암울한 시기를 거치고 르네상스가 꽃을 피운 건 확실합니다. 지금의 암울한 팬데믹 시기가 지나고 4차 산업 혁명 시기에 맞는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가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나라도 새롭게 문화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이 더 꽃을 피워 확실한 문화강국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피렌체를 방문해서 영화 '전만좋은 방'에 나왔던 곳과 우피치 미술관을 꼭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제 버킷리스트에 하나가 더 추가가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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