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채화 감성의 색연필화
2021년 12월 22일 부터 2022년 2월 27일까지 일러스트 작가와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규태의 개인전이 알부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갤러리도 아니고 한남동에서도 찾기 쉬운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닌데 꽤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하고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파스텔톤의 색연필 그림들이 일러스트 감성을 불러 일으킵니다. 펜과 색연필만으로 그린 그림들이지만 색감이 너무 곱고 맑아서 수채화같은 느낌이 납니다. 수첩사이즈로 그린 작은 사이즈의 그림부터 큼지막한 사이즈의 그림과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벌써 봄이 온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햇살을 받은 따뜻한 색감이 너무 영롱하고 아름답습니다. 일상의 모습들이지만 그 순간의 작가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스타벅스와 콜라보한 작품은 대형 디지털 프레임으로도 제작 되었는데 커피 농장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타벅스 2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하시엔다 알사시아 커피 농장을 컨셉으로 제작 되었으며 전세계 매장 최초로 서울 중구 퇴계로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디지털 대형 아트월로 상영되었다고 합니다. 현실의 순간을 그렸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색감과 빛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상업적으로 활용하기도 좋은 그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규태 작가는 애플, 구찌, SK, 해지스, 벤츠, 구글, 젠틀몬스터 등 많은 기업들과 콜라보 작업을 해 왔습니다. 또 유명 가수의 앨범커버 작업과 책표지 그림 작업도 많이 했습니다. 많이 봤던 느낌이 들었는데 주위에서 한번 정도는 마주쳤을 법한 친숙한 풍경을 그러나 낯설게 만드는 일러스트였습니다. 검정색만 펜을 주로 사용한 점이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애니메이션만 파스텔톤이 아닌 흰색과 파랑색의 강렬한 색감으로 대비가 되었습니다. 스펙트럼이 넓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재료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연필에서 볼펜과 색연필로 바뀐 것 처럼 익숙한 것들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과 변화를 모색하려는 노력들이 이루어낸 결과물들입니다.
2. 핫한 전시 '이규태 개인전'
이번 전시에는 지금까지의 작업물들과 함께 신작도 다수가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원화들도 있고 작가가 처음 시도한 규모가 훨씬 더 커진 원화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작은 수첩에 그리던 방식에서 대형 작업으로의 전환은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이규태 작가는 말합니다. 대형 LED와 디지털 프레임작업을 통해 수작업으로 그려진 수많은 컷들이 모여 움직이는 것 같은 새로운 미디어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BTS의 RM이 다녀가기도 해서 화제가 되었던 BTS의 화양연화 앨범 그래픽 리릭스 시리즈들도 노래의 감성을 잘 살려 주었습니다. 전시회 홍보에도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고 피사체를 조금 더 극대화 시켜서 그림을 그리는 표현 방식과, 노을이나 빛이나 도시의 불빛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는 작가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다채로운 작가의 꾸준한 결과물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뉴욕의 바닷가, 거리 등 이국적인 풍경도 여행의 감성을 불러옵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그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감성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역시 일러스트레이터는 다른 것 같습니다. 많은 영감을 얻어갑니다. 부드러운 감성의 색연필 그림을 그려봐야 겠다는 욕구가 샘솟았습니다. 단순한 순간포착이 아닌 그 순간의 정서와 기억까지도 담을 수 있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생각한대로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내와 끈기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엄청 추운 날이었는데 갤러리 안에 들어오니 따뜻한 난로앞에 서있는 것 같은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집에 걸어놓으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감성 한스푼을 더해 줄 것 같습니다. 원래 20일까지 전시 예정이었으나 인기를 끌면서 일주일 더 연장되었다고 합니다. 감성적인 그림들을 좋아하는 분들은 끝나기 전에 곡 한번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입장료는 만원이고 네이버 예약을 통한 사전 예약은 필수입니다. 입장하면 책갈피를 하나 주는데 그것마저도 정성이 느껴져서 좋은 추억의 매개체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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