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터널 선샤인' 같은 영화
영화 제목 '이터널 선샤인' (원제 :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의 뜻은 '순진무구한 마음의 영원한 햇살'이란 뜻입니다. 알렉산더 포프의 시 'Eloisa to Abelard' 의 209번째 줄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 제목이라고 합니다. 찰리 카프먼이 쓴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합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굉장히 감성적이면서도 지적인 멜로물을 탄생시켰습니다. <무드 인디고>, <수면의 과학> 등의 영화를 만든 '미셀 공드리' 감독의 대표작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조엘'은 출근길의 우울한 기분을 이기지 못하고 회사로 가지 않고 즉흥적으로 기차를 타고 '몬탁'이라는 곳으로 갑니다. 그곳의 해변에서 파란색 머리의 '클레멘타인'을 만나게 됩니다. 이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연애를 하면서 서로에게 지쳐 가고 있었고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헤어진 후 자신을 기억에서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자신도 아픈 기억을 지워준다는 회사 '라쿠나' 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조엘은 아픈 기억속에 공존하는 행복한 추억을 깨닫습니다. 결국 다시 충동적으로 몬탁으로 향하게 되고 묘한 끌림으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다시 사랑에 빠집니다.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됩니다. 기억을 지워준다는 회사이름 '라쿠나(Lacuna)'는 라틴어로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조엘과의 관계 변화에 따라 클레멘타인의 머리 색깔도 바뀐다는 설정이 너무 재밌고 그런 섬세한 연출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됩니다.
2. 짐 캐리의 연기 변신
코믹한 연기를 주로 해왔던 짐 캐리의 진중한 역할이 처음에는 무척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소심하고 조용한 조엘이라는 남자에 몰입하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클레멘타인 (케이트 윈슬렛)과의 호흡도 좋았습니다. 짐 캐리를 다시 보게 된 영화였습니다. 표정과 연기를 과장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 것 같고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코미디 영화만 한 건 아니고 <트루먼 쇼> 같은 정극도 하긴 했지만 그것도 약간의 코믹요소가 섞인 영화였는데 이 영화 에서는 전혀 다른, 웃음기 쏙 뺀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짐 캐리가 정극 연기도 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외모도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심해 보이는 성격의 조엘과 달리 클레멘타인은 활발하고 이지적인 역할인 데 케이트 윈슬렛과 아주 잘맞는 역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서 왜 짐 캐리를 캐스팅 했을까 의아했는데 기우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복합적인 감정의 표현도 좋았고 특히 엔딩에서의 표정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미셀 공드리 감독은 배우들에게 배우의 본능에 따라 자유롭게 연기를 펼치도록 주문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게 되면 생활속에서 그냥 나올법한 자연스러운 장면들이 많은데 이런 연출방식에 기인한 결과입니다.
3. 영화 '이터널 선샤인' 리뷰
<이터널 선샤인>은 사랑과 기억에 관한 깊은 메세지로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미셀 공드리'감독의 독창적인 촬영 기법과 이야기 전개방식으로 로맨스 장르의 명작으로 찬사 받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전개하지 않고 연인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서로 다투고, 결국 헤어지게 되는 과정을 비틀며, 영화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만약 서로의 기억을 지운다면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기억은 지울 수 있어도 감정은 여전히 둘 사이에 머물러 있음을 영화는 이야기 합니다. 헤어진 연인의 기억을 지워갈수록 더욱 더 깊어지는 사랑의 이야기를 그린 사랑과 기억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BBC선정 2000년대 개봉작 중 '역대 최고의 멜로 영화'로 선정되었고 '관객들이 선정한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로 뽑힌 적도 있습니다. '니가 봤으면 좋겠어. 그리고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 이 대사는 진한 여운이 남는 명대사입니다. <무드 인디고>라는 영화도 너무 예쁘고 독창적인 영화라서 인상깊게 봤었는데 미셀 공드리 감독의 프랑스적인 감성이 이 영화에도 녹아 있어서 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듯 합니다. 이 영화를 한번 더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요즘같은 눈오는 겨울에 보면 더 좋을 감성적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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