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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무지개를 기다리며

by 램프지니 2022. 1. 24.

영화 공식 포스터

1. 다큐멘터리적인 성장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션베이커 감독이 만든 6살 꼬마소녀 '무니'의 성장영화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많이 찍었던 감독은 이 영화에 모텔관리인으로 나오는 윌리엄 데포 외에는 비전문 배우들을 캐스팅했습니다. 상업영화지만 다큐멘터리 같은 맛을 살리기 위해서 입니다. 비전문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는 배우가 아닌 캐릭터에 집중하게 해서 배역에 몰입하도록 하고,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래서 극중 엄마와 딸의 상황에 더 몰입이 되어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토리는 단순하고 자연스럽게 어린 소녀 '무니'의 시선을 쫓아가게 됩니다. 덤덤하게 일상이 그려지지만 이른 나이에 아이를 낳아서 성숙하지 않은 엄미와 양육에 적합한 환경이 아닌 곳에서 방치되다시피 자라고 있는 소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삶이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밝고 화려한 색채와 색감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암울함이 더 대비가 되어 극대화되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2. 플로리다 프로젝트

이 영화의 제목인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원래는 1960년대 디즈니사가 테마파크를 짓기 위해 플로리다주 올랜드 일대 부지 매입을 하기 위한 계획을 지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프로젝트로 인해 플로리다 부지 주변으로 화려한 외양의 모텔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게 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소득층 홈리스들이 이런 모텔에 매주 방세를 내며 장기투숙하는 프로그램을 말하는 용어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6살짜리 주인공 무니의 시선에서 바라본 미국 홈리스들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우리도 과거에 IMF 금융위기가 와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고 지금도 부의 양극화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현실과도 무관한 영화가 아니라서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3, 매직캐슬과 퓨처랜드와 현실의 괴리감

22살의 미혼모인 핼리는 6살인 딸 무니와 함께 플로리다에 있는 디즈니랜드 건너편 저렴한 모텔에 장기투숙하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댄서로 일하던 핼리는 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한 후 해고를 당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편모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이 끊기면서 새로운 직장을 찾아보지만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가 않고 월세도 제때 지불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에 생계가 어려워진 핼리는 모텔비를 내기 위해 도매상에서 향수를 구매한 뒤 근처 호텔 주차장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향수를 팔게됩니다. 하지만 호텔 경비원에게 걸려서 팔고 있던 향수마저 뺏긴채 쫓겨나고 결국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 성매매를 하게 됩니다. 인스타에 올라온 핼리의 사진을 보게 된 친구 애슐리는 핼리가 자신의 아들 스쿠티와 무니가 머물고 있는 방에서 그런짓을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납니다. 그래서 핼리와 크게 다투게 되고 결국 아동복지센터에 그녀를 신고하게 됩니다. 며칠 뒤 경찰과 함께 아동복지센터 직원이 사실확인을 위해 찾아오고 핼리가 엄마자격이 없다고 판단을 합니다. 그래서 무니를 새로운 위탁가정으로 보내려고 하는데 무니는 친구와 함께 디즈니랜드로 달아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사실 무니보다 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무니엄마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어떻게든 혼자 무니를 키우기 위해 또 힘든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고단한 현실과 냉혹한 현실만을 마주하게 됩니다. 관리인이 많은 편의를 봐주지만 혼자서 꾸려가기에는 벅찹니다. 무니에게는 좋은 엄마이고 싶지만 사회적 잣대는 이들 모녀를 떼어놓는 결정을 내놓을 뿐입니다. 무니는 '매직캐슬' 모텔에 친구는 '퓨처랜드'라는 모텔에 살고 있지만 이름에 걸맞지 않는 환경속에 살고 있는 두 소녀는 결국 도망쳐 디즈니랜드에 있는 실제 매직캐슬을 향해 뛰어갑니다. 그러면서 영화가 끝이 나기 때문에 해피엔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과연 이 암울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첫장면 부터 주차장 차들에 침 뱉기를 하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폐허가 된 모텔에 불까지 지르게 되고 이런식으로 가다가 나중에는 더 심각한 범죄나 술이나 마약에 손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엄마와 똑같은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서민들이 더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사회에서 도움을 받는데는 한계가 있고 결국 악순환만 계속되는 영화 기생충같은 현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영화였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무지개를 바라보는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런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줘야 할텐데 우리사회가 과연 그런 사회인지 씁쓸함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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