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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Katz(알렉스 카츠) : Flowers 전시회 방문기

by 램프지니 2022. 2. 4.

1. 타데우스 로팍 소개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Seoul)이라는 전시장에서 알렉스 카츠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가 보았습니다. 2018년에롯데뮤지엄에서 알렉스 카츠 전시회를 봤을 때 무척 인상깊었기 때문에 다시 볼 기회가 생겨서 너무 기뻤습니다. 게다가 꽃을 주제로 한 전시라니 너무나 설레었습니다. 타데우스 로팍은 1983년 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70여명의 현대미술 작가와 함께하는 갤러리입니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갤러리의 첫 아시아 지점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한국 미술의 위상을 보여줍니다. 타데우스 로팍의 소속 작가에는 알렉스 카츠, 도날드 저드, 이불,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등 유명한 작가들도 많지만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작가들도 많다고 합니다. 낯설고 생소하지만 실험적인 동시대 작가들의 전시를 한국에 소개한다고 하니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지금 시기에 전시로 알렉스 카츠전을 선보인 건 훌륭한 기획인 것 같습니다. 타데우스 로팍에서는 앞으로 제이슨 마틴, 4월에는 협업과 실험을 선보이는 미국의 톰삭스 전시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5월에는 실험적인 설치와 사운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영국의 올리버 비어, 7월에는 스위스 공공미술과 팝 아트 작가 실비 프뢰리의 전시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건축상을 수상한 독특한 건물외관도 볼만 합나다. 

2. 알렉스 카츠 전시회(국내에서 세번째)

팬데믹에 지친 세상을 격려하고 싶은 마음으로 카츠가 새롭게 선보이는 꽃 시리즈는 보기만해도 힐링이 되었습니다. 꽃의 빛을 살리기 위해 보색대비를 많이 사용했는데 색감이 너무 화사하고 세련되었습니다. 봄을 미리 맞이하는 듯한 생동감을 느꼈습니다. 알렉스 카츠가 활동을 시작할 당시 1950년대 뉴욕미술계는 잭슨 폴록(Jackson Pollock)과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같은 화가들로 대표되는 추상표현주의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알렉스 카츠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화풍을 유지하는 점이 차별화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롯데미술관에서의 전시는 규모도 크고 대작들이 많았다면 이번 전시는 꽃과 인물 위주의 소품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꽃을 표현하는 방식과 클로즈업을 통해 사물을 부각시키는 방식이 새로웠습니다. 색채의 마술사라고 할 정도로 꽃의 아름다움이 그의 붓질로 화려하게 재탄생 되었습니다. 집에 걸어두고 바라만 봐도 화사한 꽃향기가 퍼질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먼저 칠한 물감이 마르기 전에 다음 획을 더하는 '웻 온 웻(Wet-on-wet) 기법을 사용하여 신속하게 작업을 하는 표현 방법이 마치 동양화의 난을 그리는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진달래와 금잔화, 모란같은 친숙한 꽃들이 알렉스 카츠의 손길로 순간적인 아름다움으로 포착됩니다. 카츠는 인물회화로 유명하지만 단순화된 화면 구성과 강렬한 색조가 돋보이는 작가 특유의 화법이 꽃그림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클로즈업해서 보는 광고사진 처럼 과감하게 배경묘사를 생략하고 꽃의 음영을 더욱 강하게 부각시키는 그만의 독창적인 방식은 앙리 마티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추상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지만 그래서 더 친숙하고, 팝아트적인 느낌도 있지만 회화적인 느낌이 더 강한 그의 독특한 스타일이 마음에 듭니다. 카츠는 영화와 빌보드 광고, 음악 과 시, 그리고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서 영감을 얻는다고 하는데 그래서 소재들도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주변의 친근한 것들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바라본 모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식이 그림을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표현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쁜 그림만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주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기에 상당히 만족스러운 전시였습니다. 올해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한다고 합니다. 94세의 카츠가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존경스럽고 현대미술의 거장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앞으로도 많이 남겨주길 바랍니다.

2. 아시아의 예술 거점으로의 도약 

한국 미술시장이 크지 않을 뿐더러 주목을 크게 끌지 못하다 보니 다른 예술계에 비해서 많이 침체되어 있는 점이 항상 아쉬운 부분이엇습니다. 다행히 팬데믹 상황에서도 한국 문화의 수준이 꾸준히 올라가고 이건희 컬렉션으로 미술계가 활기를 되찾고 국제적인 위상도 높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페이스 갤러리의 한국지점도 생겼고 쾨닉이라는 독일 갤러리의 서울 분관도 오픈했습니다. 최근에 열렸던, 현재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있는 '알리시아 크바데' 전시회를 놓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국내에 진출해서 한국 미술시장이 더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한남동이 최근 재개관한 리움미술관을 포함해서 예술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미술관 투어를 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가면 멀리 가지 않고도 다양한 갤러리와 미술관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알렉스 카츠전은 2월 5일까지 이므로 아직 못가보신 분들은 서둘러서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기회를 놓치더라도 앞으로 수준높은 전시들이 대거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외국작가들 뿐만 아니라 한국작가들의 작품도 더 많이 알려지고 컬렉터들의 관심도 받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양질의 전시를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래봅니다. 미술시장이 더 활성화 되고 기회를 잘 살려서 문화강국으로 한층 더 발돋움해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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